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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아무튼, 후드티 - 조경숙 (아무튼 시리즈 038)

by anddit 2021.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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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떻게든 절망에 지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아무튼, 후드티 - 조경숙 지음

 

 

 


낮엔 개발자로 일하고 퇴근후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하원시켜 돌보고 아이를 재우고 난 뒤에는 만화평론가와 캠페이너로 활동하는 작가다. 대체 이작가는 하는 일이 몇개야? ㅎ 대단하다.



내 하루하루의 증인 p34-35

내가 견뎌내는 건 그냥 하루하루, 그저 일상이다. 목표를 위해 달려가지도 않고, 무언가 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내 위치를 가늠하는 일엔 영 소질이 없어서 그저 오늘 하루를 잘 넘기려고 애쓴다.





그러니 후드티에 대해 쓴다는 건, 인생의 중요한 고비마다 나를 지켜온 친구에 대해 글을 쓰는 것과 다름없다. 어쩌면 그 후드티를 입고서 통과한 나의 삶, 자랑할 것도 없고 어찌 보면 분주하기만 한, 아직 무언가 완성형이 아닌 채로 하루 하루 채워가고 있는 나의 일상의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튼후드티
아무튼시리즈
후드티책
후드티

 

 



책을 읽고 난 후

후드티에 관한 추억이 떠올랐다.
작년에 이사를 준비하면서 짐을 줄이기위해 옷을 정리했는데 그 중 후드티 두 벌이 있었다.


하나는 하늘색으로된 조금 두꺼운 재질의 후드티고 나머지 하나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생각나는 녹색에 빨간털실 비슷한 걸로 글자가 새겨진 후드티다. 둘 다 10년을 넘게 입고 다녀 소매단이며 허리단이 다 해져서 어쩔 수 없이 정리를 했다.

하늘색 후드티는 2009년 2010년에 정말 즐겨입었는데 미국에 잠깐있을 때다. 샌프란시스코 요세미티, 텍사스 어느 서점 안, 일하는 사무실 등에서 찍은 사진이 사진첩에 덩그러니 남아 있다. 말도 안 통하는 곳에 일한다고 가서 외롭게 고군분투 하던 내가 생각이 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후드티는 친구가 동대문 새벽시장에서 사 준 후드티다. 친구들 결혼식에서 만나면 서울에서도 한 번 보자며 이야기 하다, 어느날 그 친구가 동대문 새벽시장을 제안하길래 따라 갔었다. 매일 빌딩 숲사이 건물과 강남역 지하철만 오가던 나에게는 새벽의 동대문은 서울의 새로운 세상이었다. 새벽인데도 북적이고 무엇보다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후드티를 입으면 가장 편하다. 그래서 여름을 제외하면 제일 많이 입는 옷 중 하나다. 옷장에서 후드티를 찾아보니 열벌이 차곡 차곡 정리되어 있다. 앞으로 이 후드티들 중에서도 하늘색과 녹색 후드티처럼 오래 기억에 남을 또다른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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