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책 리뷰] 아무튼, 목욕탕 - 정혜덕 (아무튼 시리즈 036)

by anddit 2021. 7. 5.
반응형

"마음의 부드러운 결을 되찾을 때까지 나를 씻긴다."

 

아무튼, 목욕탕 - 정혜덕 지음

 

 


목욕탕이 주는 단어가 벌써 노곤노곤 몸이 풀려 매일 긴장의 연속인 마음에서 멋어나게 해준다.

최근에 읽은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왠지 모르게 너무 따뜻했다. 겨울이 아님에도 목욕탕안에 들어가고 싶었다.

왠만한 모든 부분을 기억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딸과의 일화가 제일 마음에 오래 남았다.

 


목욕 동행 p74-75

딸과 탕에 마주 않으니 그동안 주고받던 말과는 다른 말이 오갔다.
"요즘 아빠랑 이야기할 때 계속 티격태격해서 짜증 제대로다.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하니?"
"나랑 오빠 사이 같은가 보지? 아빠는 말하는 거 싫어해?"
"응."
"그럼 엄마가 말을 조금만 해. 그런데 완전히 안하면 자기 무시한다고 생각할 테니까 조금만 해."
딸의 몸이 자라면서 지혜도 늘었다는 걸 목욕탕에서 알게 되었다. 잘 자라고 있구나. 


...
p77-80
나는 이미 '블랙아웃', 말 그대로 정전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상의 무게에 눌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여력이 없다. 그 다른 사람이 내 속으로 낳은 자식들이어도 그렇다. '저녁이 있는 삶'이지만 대화는 없는 식탁이다.
그런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그 무거움을 좀 덜어내고 싶어서 간만에 딸과 목욕탕으로 향했다. 2년 만에 목욕탕에 왔다고 들떠 있던 딸과의 목욕 이후 시간은 다시 속절없이 흘러 딸은 벌써 초등 고학년생이다..........
딸의 많은 장점 중에서 최고의 장점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는 점이다.....  그러니 너는 몸의 때를 벗기고 나는 영혼의 때를 벗기는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자. 딸은 흔쾌히 합의해주었다. 참 성격도 좋다......
.....
.....
"너도 (엄마 눈에는) 예쁘고 (수학 빼고는) 공부도 잘하고 친절하잖아?"
"아니, 난 그렇게까지 친절하진 않지."
자기반성을 할 줄 아는 딸에게 무얼 더 바랄까.



아무튼목욕탕
아무튼시리즈
목욕탕책
목욕탕에세이

 

 



목욕탕에 간지가 기억이 안날만큼 오래되었다.

어린시절 온탕에 들어갈때 시원하다고 느낀적이 없었다.

이 뜨거운 물에 왜 몸을 불리고 있나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장장 한시간 정도? 목욕을 하고나면

목욕탕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시원하고 달달한 단지우유(바나나우유)를 먹을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반응형


댓글